소소하지만 확실한 정보

 

 

 

 

 

개는 고대로부터 인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리고 현재 이들은 인류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동반자이자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그 다양한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모든 개들의 조상은 오로지 하나인데 

그게바로 늑대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늑대는 처음에 어떻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현대의 개는 어떤 과정 속에서 탄생하게 된 걸까

 

 

 

거대한 빙산이 북반구를 덮었던 약 45000년 전 

전세계가 춥고 건조했던 이 때는 '빙하기'

 

이 시기의 주인공은 늑대로

이들은 북반구에서만 그 수가 수백만 마리에 달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늑대의 빠른 속도와 강한 체력, 뛰어난 감각능력을 두려워 했고 나아가서는 숭배하기도 했다.

당시 인간들의 눈에 비친 늑대는 가히 완벽한 공포의 대상이었다.

 

 

늑대들은 항상 집단으로 사냥했기에 훨씬 큰 몸집의 동물도 제압할 수 있었고

늑대무리는 우두머리 수컷과 암컷이 이끄는 엄격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우두머리가 가장 좋은 먹잇감을 차지하긴 했지만 무리 내 다른 늑대들도 적당량의 자기 몫을 분배받을 수 있었다

또한 인간처럼 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이들은 사냥 뿐만 아니라 새끼 늑대들의 육아도 함께 맡아 하곤 했다.

 

한편 시간이 흐르고 혹독한 시기인 빙하기를 거치고도 인간은 끝내 살아남았고

그들 생존의 원동력은 늑대들과 마찬가지로 합심하여 무리를 이루고 산 데 있었다

 

 

당시 우리 조상들은 잡은 고기를 불에 구위 먹었는데 이때 그 냄새가 주위에 있던 늑대들을 자극했다.

호기심이 많은 동물인데다 인간보다 100배나 탁월한 후각 능력을 갖고 있었던 늑대에게 분명 그 냄새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녀석들은 고기 냄새를 따라 인간들이 사는 곳까지 오게 되었고 여기서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얻게 되었다.

그 수확이라 함은 바로 인간들의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

 

늑대들이 상위 포식자였긴해도 항상 사냥에 성공한 건 아니었고

때문에 가끔 굶주림에 시달리기도 했던 이들에게 인간이 먹다 버린 쓰레기는 최고의 패스트 푸드였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늑대 중에서도 가장 호기심이 많고 온순했던 녀석들은 

이후 야영지 근처를 자주 배회하면서 이내 인간과 가까이 살면 얻는게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로버트 웨인 교수

 

 

캘리포니아 대학 진화생물학 교수인 로버트 웨인(Robert Wayne)의 말에 따르면 

늑대들은 처음엔 단순히 인간들의 야영지 근처를 맴도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인간의 쓰레기에 집착하면서 이를 쫒기 시작했고 결국 늑대들은 아예 인간 주위에 머무르게 되었고

이제 이 온순한 늑대들은 더 이상 영역주장도, 먹이 사냥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게 된것이다.

그저 인간들의 식사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남은 음식들을 주워 먹으면 그만이었으니까.

 

 

마치 새로운 습성이라도 생긴 것처럼 이들은 그렇게 오랜기간 동안 인간들을 따라다녔고

이내 숲과 야생에 사는 늑대들과 유전적인 면에서 조금씩 분리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중동과 아시아, 유럽에 걸쳐 새로운 종의 늑대 

즉, 현대 개들의 원초적 조상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개라는 존재의 탄생은 이렇듯 가장 호기심 많은 동물인 인간과 늑대가 서로를 향해 다가선 결과물이었다.

물론 인간과 늑대의 최초 접촉은 매우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이후 현대의 세계가 완전히 달라졌음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지

당장에 산책만 나가봐도 늑대 대신 여기저기 개라는 존재가 뛰어다니는걸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후 아영지 주변에서 늑대를 보는 건 흔한 일이 돼버렸다.

 

익숙해진 탓인지 인간들도 점점 늑대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일이 줄어 들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후 인간들의 생활이 전보다 안전해 진 것은 아니었다.

 

알다시피 당시엔 늑대 외에도 위험천만한 맹수들이 많았고 우리 조상들은 야생 한복판에서 그것들에 둘러싸여 살았으니말이다.

 

여전히 밤이 되면 인간들은 불을 피우고 그 주위에 둘러앉아 어둠 속에서 자신들을 노리는 포식자들를 끊임없이 경계해야만 했다.

 

 

웨인 교수의 말에 따르면 

이런 척박한 인간들의 거주 환경이 오히려 늑대에게서 개라는 존재를 분화시키는 걸 도왔다고한다.

 

" 야영지 주변 늑대들의 초기 역할은 접근한 맹수의 위협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아가 늑대들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맹수와 직접 격투를 벌이기도 했죠. 

그들은 의도치 않게 인간들도 동시에 보호하게 된 셈이었요.

 

운이 나쁜 경우엔 격투 중 늑대들이 죽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후 고아가 된 새끼 늑대들의 울음소리는 이내 야영지 내에 울려퍼졌고 이는 인간들의 마음을 자극했죠.

이들은 자기들 대신 싸우다 죽은 늑대에 대한 고마움과 안쓰러움으로 기꺼이 새끼들을 거둬 돌봐주기 시작했어요.

 

 

뇌하수체 호르몬의 일종인 옥시토신(Oxytocin)은 모든 포유류에게서 분비되는데 

새끼에게 젖을 먹이거나 반복되는 손길에서 따스함을 느낄 때 생성되곤 합니다.

 

이날 밤 모닥불에 둘러앉은 새끼 늑대들과 인간들 사이에선 이 옥시토신을 통해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되었을 거예요.

 

이는 오늘날 사람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과 흡사했을 테죠.

 

 

이렇듯 새끼 늑대들과 야영지 사람들은 약 32000년 전부터 유대감으로 강하게 엮였으며 

고아가 된 새끼 늑대들의 후손이 태어나면서 기존 야영지 늑대들은 원시 개들의 모습.

즉, 인류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의 선조로 진화했습니다. "

 

" 초기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녀석이 있거나

특히 아이들에게 위협적인 원시 개가 보이면 곧바로 쫒아내거나 죽였습니다.

때문에 인간과 성공적으로 어울린 녀석들은 온순한 놈들뿐이었죠.

결국 자연 도태의 절차를 통해 진화되기보다는 인간의 개입이 원시 개들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어요. "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유전학 연구는 

모든 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녀석들이 모두 늑대의 후손이라는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개의 게놈 유전자 표지를 늑대의 것과 비교해 보았더니

모든 개들의 게놈 기원이 중동 늑대에서 비롯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른 지역의 늑대들이 현대 개들에 끼친 유전적 영향은 한참 후에나 생긴 것이었다.

그렇다면 인간과 개의 최초 교류 시점은 언제쯤이었던 걸까?

 

현재 가장 최초의 고고학적 증거는 중동에서 발견된 두개골이 아니라

벨기에 고예 동굴(Belgium Goyet cave)에서 발견 된 것들이었다.

 

 

1870년에 이 두개골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를 늑대의 것이라 추정했다.

 

하지만 2007년 

미예제 거몽프레(Mietje Germonpre) 박사가 두개골을 다시 조사한 뒤 원시 개의 것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 이 두개골은 늑대의 것보다 우아하고 날렵합니다.

주둥이가 보다 짧은 모습은 가축화된 개의 특성을 잘 보여주죠.

비록 늑대처럼 이빨이 커서 현재의 개와는 달라보이지만 확실히 원시 개의 두개골입니다. "

 

발굴된 고대 개의 두개골을 들고 있는 미예제 박사

 

이 두개골은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약 31000년 전의 것으로 앞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개의 두개골보다 두 배나 더 오래된 것이었는데

의미인 즉 빙하기 후반보다 훨씬 이전 시점의 원시 개에 대해 알려주는 중요한 증거였다.

 

나아가 가축화란 말의 의미를 인간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요구에 복종한다는 것으로 본다면

이 두개골은 수만 년 전에도 개의 가축화가 진행됐었음에 대한 증거이기도 했다.

 

위는 프랑스 쇼베 동굴

 

인류와 개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른 흔적은 

이스라엘과 서부 러시아, 독일에서도 발견됐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프랑스 남부 쇼베 동굴(France Chauvet cave)에서 발견되었다.

 

1994년 발견된 쇼베 동굴은 사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들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아래 사진 속 흔적들은 벽이 아닌 축축한 점토 바닥에 있었다.

 

아이 발자국

 

개 발자국

위 아이 발자국, 아래 개 발자국

 

이처럼 당시 고고학자들은 이 바닥에서 어린 아이의 발자국과 함께 개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얼핏 봐선 늑대 발자국인지 개 발자국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발자국을 원시 개의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운뎃 발가락의 모양이 늑대의 것에 비해 훨씬 짧았기 때문이다.

 

이 흔적들 옆에는 아이가 장난삼아 동굴 벽에 휘두르며 생긴 횃불 자국도 있었는데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아이와 고대 개는 260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타깝게도 앞서 알아본 고고학적 기록들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단순히 이 분석 조사는 개들의 혈통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쉽게 말해 가계도를 거꾸로 올라가는 것과 같을 뿐이기에 유전학적 조사를 통해 개의 기원을 알아 낼 순 있지만 

고대의 개들이 현재의 개와 얼마나 비슷하게 생겼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분명 오늘날의 사모예드나 차우차우 같은 개들과 원시 개의 생김새는 상당한 달랐다는 것이다.

 

인류와 개의 관계는 30000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 개들의 다양한 외모가 나타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개의 80%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포함한 지난 몇 백년 동안에 선별된 방법의 교배를 통해 탄생되었다.

 

 

아마 11000~12000년 전에는 오늘날과 같은 다양한 번식 방법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개인이 여러 개를 랜덤으로 교배시키는 마구잡이식이었을 것이다.

 

크기와 여러 우수 능력을 비교하면서 나름 선별하려 노력이야 했겠지만 현대처럼 정해진 구체적인 방법이나 규칙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부 유럽 약 18000년 전

빙하기의 마지막 한파가 닥친 탓에 이곳은 더 춥고 건조한 대지가 되었다.

 

덕분에 당시 서부 유럽에서 살아가던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여러모로 더욱 분발해야 했지만

슬프게도 이들의 원시적 사냥법은 실패할 때가 더 많을 정도로 비효율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굶주리던 인간들은 데리고 있던 개들이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예민한 청각과 후각을 이용해 크기와 상관없이 먹잇감을 찾아내고 특유의 민첩함으로 사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말미암아 인류는 드디어 개를 자신들의 사냥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당시 고대 개들은 협동하여 사냥하고 먹잇감을 나누어 분배하는 늑대들의 습성을 아직 지니고 있었기에 

새롭게 한 무리가 된 인간과 함께 사냥하는 것에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고 

그렇게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후 인간들은 뛰어난 사냥개들만을 교배하는 선별 방법을 사용했고 

보다 사냥에 적합한 파트너들을 더 많이 탄생시켰다.

 

 

 

실제로 살루키와 흡사한 개의 두개골이 이라크 북서부에 있는 한 무덤에서 발견되었는데 5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아가 아래 부채는 3300년 전 투탕카멘 왕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어린 왕이 살루키와 유사하게 생긴 개와 함께 타조를 사냥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살루키는 시각이 뛰어난 사냥개로 뜨거운 사막에서도 먹잇감을 발견해 쫒을 수 있게 

1000년이란 긴 시간동안 특별한 방법으로 교배되고 훈련되었어

비록 녀석은 인간이 창조한 가장 빠른 개는 아니지만 시속 53km의 속력으로 충분히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살루키의 진면목은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최대 3.2km를 달리며 먹이를 지치게 하는 거이다.

살루키가 긴 다리로 달릴 때 보폭은 거의 3.5m에 달하는데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순간 다리 네 개가 전부 땅에서 떨어지곤 하여 이 경이로운 보폭 덕분에 녀석은 장거리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사막의 건조한 바람은 먹이의 냄새를 흩어지게 하기에 살루키는 후각 대신 시각이 발달했다.

 

일반적으로 개의 감각 중에 시각은 가장 덜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긴 두개골의 살루키는 인간과 같은 쌍안 시력을 보유하고 있고 

나아가 인간보다 110도나 더 넓은 270도에 달하는 뛰어난 시야각을 가지고 있다.

 

이 시각이 뛰어난 최초의 사냥개로부터

아프간 하운드와

 

 

보르조이

 

 

아이리쉬 울프하운드

 

 

아이리쉬 세터

 

 

스피노네이탈리아노

 

 

 

잉글리쉬 세터

 

 

스프링거스파니엘

 

 

해리어 

 

 

그리고 가장 빠른 그레이 하운드가 갈라져 나왔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들은 이런 개들을 사냥 동료로 삼기보다 소중한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며 사랑을 쏟아붓고 있다.

 

 

과거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우리 조상들은 기후와 계절의 변화에 어떻게든 적응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는 기르던 개가 동물들을 몰아대며 움직이는 것을 처음 목격하고 매우 기뻐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후 인간들을 개들의 이런 능력을 빌려 먹이로 삼을 동물들을 우리에 가둘 수 있게 되었고 

더는 사냥하러 힘들게 여기저기 쫒아다니지 않게 되었다.

 

마침내 인류 목축의 시작과 함께 목축견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벨기에 쉽독터뷰렌

 

 

오스트레일리언 캐틀독

 

 

벨기에 쉽독

 

 

보더콜리

 

 

올드 잉글리시 쉽독

 

 

오스트레일리언 셰퍼드

 

 

러프콜리

 

 

스무스콜리

 

 

펨브록웰시코기

 

위 개들이 바로 목축견들의 피를 이어받은 개들이다.

 

인간은 개의 크기와 모양, 성격을 다양하게 바꿔 놓았다.

하지만 진화의 과정에서도 전혀 변하지 않은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늑대의 놀라운 후각 능력이다.

 

조건만 맞으면 늑대는 2.8km 떨어진 곳의 냄새도 맡을 수 있는데

먼 옛날 인간과 개와 유대감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때부터 이 능력을 유용하게 사용해왔다.

 

인간은 세상을 보는데 주로 시각에 의존하기에 방해물이 있거나 어두운 곳에선 문제가 생기지만 

개의 코는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의 존재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동물 행동학자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츠(Alexandra Horowitz)는 

개를 알려면 그 코의 능력과 후각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해 우선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 사람은 세상을 눈으로 보지만 개는 냄새로 봅니다.

실제로 우린 눈을 뜨고 앞의 세상을 시각적으로 인지하지만

개는 주위의 정보를 모을 때 냄새부터 맡아요.

녀석들에겐 세상 전체가 냄새로 다시 그려지는 거죠.

 

개의 코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놀라운 움직임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냄새 맡는 것관 아주 달라요.

녀석들이 주위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것 같지만 이는 사실 냄새를 맡기 위해 움직이는 거랍니다. "

 

 

개들의 코는 크고 둥글며 핑크색일 수도 있고 

작고 뾰족하며 검은색일 수도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모두 극도로 예민하다는 점이다.

 

덕분에 인간은 보통 한번에 가장 강한 냄새 한가지만을 구별해내지만 개는 동시에 쏟아지는 수많은 냄새들을 제각각 식별할 수 있다.

 

쉽게 이해하도록 예를 들자면

된장국을 요리할 때 우린 된장국의 냄새만을 식별하지만 개들은 강한 향을 풍기는 재료 일부와 요리사의 냄새까지 구분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개는 한번에 한 개의 콧구멍만 움직일 수 있기에 냄새가 오는 방향도 인지할 수 있다.

 

개는 인간보다 후각을 관장하는 뇌의 능력이 40배나 뛰어나며 

코에는 387제곱 센티미터의 영역에 상피라 불리는 냄새 수용기 세포들이 가득차 있다.

 

이 영역은 종이로 치면 24cm 곱하기 28cm에 해당하는 넓이로 인간의 것을 이에 비교하면 조그마한 우표 정도 밖에 안된다.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은 개의 복종도 경기에도 포함되는 종목이다.

 

인류는 선별된 교배 방법을 통해 코에 3억 개의 후각 수용기 세포를 보유한

블러디하운드를 창조해냈다.

 

 

이어 닥스훈트의 수용기 세포는 1억2천5백만 개고

 

 

비글은 무려 2억5천5백만 개나 가지고 있지

 

 

그리고 세계에는 후각 사냥개가 96종이나 있는데 

아래 녀석들은 인간이 오랜기간에 걸쳐 특히 후각을 특히 발달시킨 견종들이다.

 

차례로 쿤하운드

 

 

바셋하운드

 

 

오터하운드야

 

 

오늘날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개의 후각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어떤 물체의 특정 냄새가 있다면 개들은 그 냄새를 감지하고 찾아내는 훈련을 받는데 

라고토 로마그놀로(Lagotto Romagnolo)는 그런 개들 중 하나다.

 

라고토는 멸종될 뻔한 종이었지만 

1970년대 모르시아니 박사(Dr. Giovanni Morsiani)를 포함한 네 명의 이탈리아 애견가가 모여 이를 되살려냈고

이후 수세기 동안 이 개들은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송로버섯을 찾는 일에 사용되었다.

 

실제 매년 이탈리아의 송로버섯 사냥꾼들은 숲으로 들어가 자신들의 잘 훈련된 개들이 땅 속 보물을 찾아주길 바라고 있다.

 

 

위 개가 라고토 로마그놀로인데

송로버섯 찾기는 녀석들에게 일종의 게임과 같은 것으로 버섯을 찾을 때마다 간식같은 상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송로버섯 탐지견들은 아주 귀해서 

버섯 찾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몇몇 못되먹은 사람들은 개를 납치하기도 한다.

 

 

 

 

후각 다음으로 늑대의 가장 큰 특징은 예민한 청각이다

놈들은 숲 속에선 9.5km 정도 떨어진 곳의 소리를 듣고 탁 트인 곳에선 무려 16km 밖의 소리까지 듣곤 하는데

현재의 개들은 이 놀라운 청각도 물려 받았다.

 

하지만 방금 태어난 새끼들의 귓바퀴는 움직이지 않으며 귀 도관도 닫혀 있기에 녀석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새끼들의 귀는 생후 2주가 지나야 열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강아지들은 생후 한달이 될 무렵에야 

드디어 청각이 예민해 지면서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감지하고 우리 인간처럼 주변 환경의 소리를 식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 능력은 현대에 들어 특히나 중요해진 것인데

요란한 소리의 스테레오나 자동차 경적 소리에서도 잠을 자야 하기 때문이다.

 

 

개의 귀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주 길고 털이 수북하거나

작고 뾰족하고 얼굴 양쪽으로 우아하게 접혀 있기도 한다.

 

귓바퀴는 녀석들 귀의 바깥쪽 부분으로 

개들은 이것을 젖히고 돌리거나 올리고 내리면서 

소리가 들리는 방향 뿐 아니라 정확히 어디에서 들리는 지도 알아내며 소리 주체가 위협적인 것인지 아닌지 역시 파악해 낼 수 있다.

 

또한 개들이 듣는 진동수는 인간이 듣는 것의 거의 두 배로

우리보다 네 배나 먼 곳의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구별해내는게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개들의 청력에서 증명된 것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은 녀석들이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는 것이다.

 

개의 귀는 인간의 목소리에서 음조와 강세, 리듬을 감지할 수 있는데 

개들은 이러한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우리의 감정과 의도를 파악하곤 한다.

 

이처럼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 덕분에 개들은 

예전부터 신체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돕고 그들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선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개들의 타고난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같이 영리하고 순한 녀석들이 인간을 돕는 데는 

고도로 발달된 청각 외에도 누군가를 돕겠다는 선한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개들이 늑대로부터 물려 받지 않은 한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인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자 한다는 점이다.

녀석들은 마치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것처럼 우리의 눈을 응시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다른 동물들이 잘 하지 않는 행동이다.

 

심지어 인간과 가장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물인 침팬지조차도 우리의 관점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지만

개들은 우리 인간의 눈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생각을 읽으려 노력하곤한다.

 

실제로 이런 행동들은 인간과 소통하며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개들이 인간을 따르며 좋아하는 것만큼

인간도 개들과 어울리며 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개를 쓰다듬는 행동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떨어뜨리며

이는 여러면에서 개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실로 사람과 개는 상부상조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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